스타벅스가 커피 사업이 아니라면
스타벅스하면 떠오르는 것은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이다.
개인적으로 에스프레소를 더 좋아하지만 같이 나눠마실
친구를 배려한다면 아메리카노가 더 낫다.
하지만 우리는 단순히 음료를 마시기 위해
스타벅스를 가는 것만은 아니다.
늦깎이(?) 취준생(?)인 나는 스타벅스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서기전에 가방속으로 주섬주섬
태블릿PC와 책, 필기도구를 챙긴다.
분명 커피와 관련된 행동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보인다.
커피 마시기 전에 물이라도 한모금 하면서
입안을 깔끔하게하고 커피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그렇다. 나에게 스타벅스는 커피를 마시면서
공부를 하는 공간이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에겐 어떨까?
누군가는 스타벅스에서 웹서핑을 하면서 여가를 보내거나,
커플들은 노트북 모니터로 영화를 감상하기도 한다.
자녀들을 학교에 보낸 주부들은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기도하고,
고객과 가볍게 상담을 하기 위해서
영업사원은 카페를 이용하기도 한다.
주 목적에 부차적인 것이 바로 '음료'가 된 셈이다.
~하면서 커피 한잔, ~하면서 달달한 프라푸치노 한잔
그렇다면 스타벅스라는 곳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이든 어느정도 가능한 편안한 공간'을 의미한다.
이는 화려한 조명이나 튀는 분위기를 연출해서도 안되고
지나치게 안락하기만 하여 공부에 방해가 되어서도 안된다.
스타벅스의 테이블 구성은 매우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공부를 하거나 노트북 작업을 위해서는
구석진 일자로 이어진 소파 테이블이 적절하다
장시간 머물러도 엉덩이가 배기지 않으면서
동시에 테이블 높이도 매우 적절하다.
반면, 볕이 잘 드는 창가엔 안락한 소파들이 마련되어 있다.
여유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은 햇볕을 따뜻하게 맞으며
휴식의 편안함을 만끽한다.
또한 스타벅스의 음악의 볼륨 역시 매우 시끄럽지 않으면서
동시에 다소 알아듣기 어려운 가사의 재즈 팝송을 틀며,
(가사의 내용이 대화나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지점의 위치나 시간대에 따라서 음악구성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었다.
이렇듯 스타벅스는 커피를 판매하지만 은연중에 고객들에게
'무엇이든 어느정도 가능한 공간'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아마 그들의 커피보다 이 공간이 주는 이미지로부터
소비자에게 브랜드 가치와 상상력을 제공하고
무의식중에 스타벅스로 발걸음을 옮기게 하는 것이 아닐까?
Written by 서익경